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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살빼는 약'으로 둔갑 판매

윤영현

입력 : 2002.04.02 19:17|수정 : 2002.04.0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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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마약류 의약품을 의사의 처방도 없이 살빼는 약으로 판매한 약사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140명이 넘는 여성들이 이 약을 먹었습니다.

윤영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이 압수한 의약품입니다. '펜디메트라진'이 주성분으로 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마약류로 분류돼 있습니다.

정신불안증 같은 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판매할 수 없는 약품입니다.

약사 38살 조모씨는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이 약품을 의사의 처방전 없이 마음대로 팔아오다 적발됐습니다.

대상은 살빼기를 원하는 여성 145명이었습니다. 입소문을 듣고 문의해온 여성들에게 체중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며 3천만원 어치를 택배로 판매했습니다.

{조모씨/피의자}
"하루에 적어도 50건에서 70건 정도 처방전을 받아야 약국이 유지되는데 저희는 10건 정도밖에 안돼 유지하기 힘들어서..."

전문가들은 정확한 진단없이 이 약품을 처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박용우 교수/성균관 의대 가정의학과}
"중추신경계 작용해서 혈압을 높일수 있기 때문에 특히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를 앓고 있는 사람일 경우 뇌졸중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돈벌이에만 급급한 얄팍한 상혼도 문제지만, 약에만 의존해 살을 빼려는 생각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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