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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지진…'아프간은 절망의 땅'

윤창현

입력 : 2002.03.28 19:37|수정 : 2002.03.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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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전쟁에 이어 지진까지 덮친 아프가니스탄은 그야말로 '절망의 땅'이 됐습니다. 엄청난 지진 때문에 진입로가 막혀, 구호의 손길도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윤창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쟁의 흉터가 채 아물기도 전에 아프간의 국토엔 또다시 깊은 상처가 남았습니다. 이번엔 귓전을 때리던 포성 대신, 강력한 지진이 모든 것을 앗아갔습니다.

마지막 남은 보금자리는 이제 완전히 폐허로 변했습니다. 보잘것 없던 흙벽돌집들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고, 주민들은 또다시 흙먼지속으로 내몰렸습니다.

겁에 질린 주민들은 이제 작은 여진이 일으키는 뿌연 흙먼지만 봐도 놀라 도망치기 일쑤입니다.

주검이 돼 버린 이웃을 나르는 발길이 분주할 뿐, 폐허를 주워담는 주민들의 손길에선 삶의 희망을 느낄 수 없습니다.

{마르쟈/나린 주민}
"집도 잃고 소도 잃고... 이젠 남은 것이 없습니다."

악몽같은 지진은 여자와 아이들에겐 또다른 전쟁입니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아이의 얼굴엔 지진의 기억같은 잔혹한 상처가 남았고, 흙더미에 깔린 부모 품에서 기적같이 살아난 소녀는 힘없는 눈망울로 불안한 미래를 걱정합니다.

전쟁과 지진의 공포에 지친 아프간에는 지금 '절망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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