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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박은옥 부부, '노래인생 20년'

남상석

입력 : 2002.03.28 18:22|수정 : 2002.03.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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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굴곡진 세월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꿋꿋하게 한 길을 걸어온 부부 가수 정태춘, 박은옥씨가 어느 덧 노래인생 20년을 맞았습니다.

남상석 기자입니다.

<기자>

20년 넘게 서온 무대지만 공연전의 소리 없는 긴장은 여전합니다. 반주자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목소리를 가다듬는 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978년 시인의 마을과 촛불 등으로 대중음악계에 등장해 통기타 하나로 시대 젊은이들의 서정을 읊조리던 그들은 대중에 영합하지 않고 시대의 아픔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태춘/가수}
"나를 둘러싼 상황들이 내 삶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면서 음악적인 방향도 바뀌었다."

80년대 말 이른바 운동권 노래집단마저 합법적 시장으로 진출하는 상황을 맞았지만 그들은 본질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음반 사전 검열에 반대하며 검열을 거부하는 두장의 음반을 냈으나 음반은 판매금지조치 됐고 급기야는 불구속 기소까지 당했습니다.

{박은옥/가수}
"싸우는 기간 동안 이 사람 얼마나 외로울까 하는 생각도 하구요."

지리한 투쟁을 지속해온 지 6년, 결국 사전검열은 폐지됐습니다. 겉보기에는 시류에 영합하거나 별스러움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이들 부부에게 음악은 소박하지만 보편적인 목적이자 수단입니다.

{박은옥}
"쓸쓸하고 외로울때 가만히 손 잡아줄 수 있고 희망을 건네 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고 그런 사람이고 싶어요."

이들의 음악열정은 20년이 지난 뒤에도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식지않는 활화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숱한 상처속에서 단련된 아름다움으로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출발선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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