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생활·문화

[주간베스트]중국산 거의 '물먹은 낙지'

홍순준

입력 : 2002.03.26 19:51|수정 : 2002.03.26 19:51

동영상

<8뉴스>

<앵커>

낙지철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낙지의 95%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거의 100%가 물 먹인 낙지라고 합니다.

기동취재 2000, 홍순준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강소성의 한 낙지축양장. 낙지를 한국으로 수출하기 전에 잠시 보관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낙지 수조 위로 연결된 호스로 수돗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수조의 염도를 측정해 보니, 실제 바닷물의 염도 29.2피피엠보다 훨씬 낮은 20.6피피엠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하면 낙지의 무게는 최대 30%까지 더 늘어납니다.

이렇게 염도가 떨어지면 낙지는 가사상태에서 물을 먹게 됩니다. 4시간 정도 민물을 먹은 낙지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퉁퉁 부어오릅니다.

{낙지 축양장 관리인}
"1천 킬로그램을 갖다주면 300킬로그램을 더 늘려줄 수 있습니다. 30% 늘려달라면 그대로 해주고, 20% 늘려달라고 해도 원하는대로 해줍니다."

한국 수입상들은 허옇고 굵은 낙지가 한국에서 오히려 더 비싼 값을 받을수 있기 때문에 이런 행태를 묵인하고 있습니다.

{백재민/중국낙지 수집상}
"100군데 이상되는 축양장 전체가 물을 먹이고 있습니다. 물을 먹이지 않으면 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중국인들조차 먹지 않는 지하수나 수돗물을 먹이기 때문에 위생상태에 대해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내 검사기관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수산물 품질검사원 직원}
"물먹인 것을 알기 어렵고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물 속에 들어있는 상태로 오기 때문에 민물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식별방법은 간단합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그냥 낙지는 물먹인 낙지보다 붉은 색이 강하고 활동이 왕성합니다.

물에 삶아보면 더 명확히 구분됩니다. 물먹인 낙지와 물을 먹이지 않은 낙지, 각각 2 킬로그램을 5분동안 끓여 봤습니다. 보통 낙지는 무게가 2킬로그램 그대로지만 물먹인 낙지는 무게가 5백그램이나 줄었습니다.

물먹인 낙지는 물기가 그대로 피부에 남아 있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중국에서 수입한 낙지만도 7백억원 어치, 국내 유통량의 95%에 이릅니다.

하지만 돈만 벌면된다는 상술과 관계당국의 무관심 속에 국민들은 물먹은 낙지를 먹고 있습니다. 또 위생상태도 모르는 낙지의 물값으로 2백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