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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실탄 도난 사건' 부대장이 은폐

최선호

입력 : 2002.03.25 19:37|수정 : 2002.03.2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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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은행 강도 용의자에 대한 조사에서 해병대의 실탄 도난 사실이 은폐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방부가 경위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부대의 부대장이 도난 사실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선호 기자입니다.

<기자>

실탄 400발을 도난당한 해병 모 부대입니다. 군 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뒤늦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한빛은행 강도 용의자 유 모씨가 이 부대에 침입한 것은 지난 5일. 배수로 바로 아래 철조망을 끊고 제 3 탄약고에서 실탄 4백발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어제(24일) 경찰 발표와 달리 보급 창고에서 가방과 탄창까지 훔친 사실도 새로 밝혀졌습니다. 수방사 총기 피탈 사건이 난지 8일 뒤라 비상 경계령까지 내려져 있었지만, 무기고 근처 초소에 경비병이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허술한 경비도 큰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사건 사흘 뒤 신임 탄약 담당관이 실탄 400발이 사라졌다고 보고했지만, 대대장은 이를 덮어버렸습니다.

{국방부 대변인}
"잉여 탄피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로 채워놓으면 되겠다는 안이한 생각에서 그런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실탄을 다루는 군 행정에도 구멍이 났습니다. 전임 탄약 담당관은 도난 사건 직전 자신의 착각으로 문제의 탄약고에 실탄 4백발을 더 옮겨 놓고서도 이를 후임자에게 인수인계조차하지 않아 도난 사실을 확인하는데도 큰 혼란을 빚었습니다.

국방부가 뒤늦게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지만, 군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은 이미 상당히 훼손된 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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