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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인 김경자씨의 모국 사랑

임상범

입력 : 2002.03.12 18:30|수정 : 2002.03.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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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자신을 버린 나라, 하지만 미움보다 그리움이 더 컸습니다. 입양된 지 30여년만에 친부모의 나라를 찾아와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여성이 있습니다.

테마기획,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일산 홀트 복지 타운에서는 노르웨이 국적의 물리 치료사 랜디 헬비그씨가 8개월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이름은 김경자씨, 그녀는 아무리 바빠도 환자들과 가까와지려고 애를 씁니다. 제대로 치료하려면 환자와의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굳은 근육을 풀어주느라 종일 뇌성 마비 환자들의 손발을 주무르다 보면 파김치가 됩니다. 그러나 숙소로 돌아간 뒤에도 담당 환자 17명의 치료 일지를 하루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기록해 둡니다.

{김갑수/사회복지사}
"얼마나 사랑을 줄 수 있는지, 매 초마다 실천합니다."

2살 때 버려졌던 김씨는 고아원에서 4년을 지낸 뒤 지난 69년 노르웨이로 입양됐습니다.

친부모에 대한 서운한 감정 때문에 한동안 한국이란 말 조차 듣기 싫었지만, 남편의 헌신적인 사랑 덕에 상처가 아물었습니다.

김씨 부부는 자식을 갖지 않는 대신 한국인 자녀 3명을 차례로 입양했습니다. 이번 한국행도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아내와 자녀들을 따라나선 남편의 지원 덕분입니다.

{게이르 헬비그/남편}
"저는 랜디(아내)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길 바래요. 왜냐하면 그것이 그녀에게 좋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죠."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자원봉사를 위해 생활비를 2년동안 아껴야 했지만, 김씨 부부는 이번 모국행에 감회가 남다릅니다. 아직 친부모를 만나지도 못했지만, 더이상 외롭지도 않습니다.

하루 7시간 이상 환자를 돌보는 것이 쉽지 않지만, 환자들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랜디 헬비그/한국명 김경자}
"만일 친부모를 만나도 비난하고 싶지 않아요. 그들을 만나서 제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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