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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홍순준

입력 : 2002.03.07 17:04|수정 : 2002.03.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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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백혈병 치료를 받고 있는 현직 경찰관을 돕기 위해 옛 전우들이 발벗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해병대 출신입니다.

테마기획, 홍순준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고성경찰서 소속 순경 이성덕씨는 벌써 여덟달째 병마와의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갑작스레 찾아온 급성 백혈병.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성주명 교수/이대목동병원}
"이 환자는 백혈병 세포가 아직도 숨어있기 때문에 퇴치를 위해 5배 이상 강력한 치료를 했습니다. 그 결과 좀 회복이 느린 상태입니다."

그러나 경찰로서 사회의 지팡이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한다는 것이 더욱 그를 괴롭혔습니다. 그런 그의 앞에 10년전 해병대 훈련병 시절의 교관이던 김대남 중사가 나타났습니다.

해병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 남아야 한다는 강인함을 가르쳐 줬던 옛 교관입니다. 빡빡 깎은 머리가 한없이 부끄럽지만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김대남 중사}
"성덕이도 힘 갖고...강하게 살아야 돼. 해병대 출신 중 나약하게 넘어지는 사람 일절 없다고."

소식이 전해지자 현역 해병 후배들도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날마다 새로운 백혈구를 공급받아야 하는 이씨를 위해 헌혈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씨에게 전달된 헌혈증서는 1,100장.

{이중호 일병/해병 청룡부대 }
"전역한 해병이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란 생각으로 이 자리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이성덕씨는 이제 혼자가 아닙니다. 해병대 전우와 선배, 후배들이 있습니다.

{김대남 중사}
"밖에서 또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간곡하게 빌께."

{이성덕씨}
"예. 저도 10년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서 다시 동기생들과 함께 교관님 밑에서 훈련받고 싶습니다.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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