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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사회 한편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여성들도 많습니다. 오늘(6일) 테마기획은 성매매 여성들을 위해 헌신해온 한소리회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김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성매매 업소가 밀집한 군산 대명동에서 잇달아 일어났던 두 차례의 화재 참사. 노예 매춘을 하던 19명의 여성들이 희생되면서,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줬습니다.
{매매춘 경험 여성}
"그런데서 감금당하고 맞다 죽어도 그냥 아파서 죽었다 그러면 끝나는 거예요."
자칫 단순한 화재로 지나갈 뻔 했던 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데에는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간 한 작은 단체의 노력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지난 1986년 창립된 매매춘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성매매 현장을 탈출한 여성들을 쉼터에서 보호하고, 이들의 치유와 재활교육을 꾸준히 해 온 단체입니다.
전화 상담과 성매매 지역 실태조사는 물론이고 여성들의 절박한 구원 요청에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고리채와 업주의 협박에 빠져나올 엄두를 내지 못하던 많은 여성들이 이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로 돌아왔습니다. 가정 문제로 가출했다 성매매 업소에 팔려가 8년간 고통 속에 살았던 김모씨도 이 중 한 명입니다.
{김모씨}
"선생님을 만나고는 편안했어요. 이제는 하나하나 풀어갈 수 있겠구나, 숨어서 안 살아도 되는구나"
{윤문자/매매춘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공동대표}
"한 사람 한 사람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볼 때 감격하고, 그래서 보람을 느끼죠"
한소리회는 성매매를 성을 파는 여성의 개인적인 윤리문제로 바라보는 의식을 바로잡고, 이들의 현실을 알려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김미령/매매춘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사무국장}
"주민등록증도 없이 방속에 숨어서 언제 포주가 잡으러 올 지 모르니까 방에만 숨어있는 여성들에게 한줄기 햇빛이 되어주고 싶어요"
성매매 산업 종사 여성이 200만명도 넘는다는 나라, 거대한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할 때도 있지만, 이들은 오늘도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