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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고물이 '보물'

서상교

입력 : 2002.03.03 19:42|수정 : 2002.03.0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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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요즘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멀쩡한 가구와 가전제품 등을 내다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문을 연 한 개인 박물관을 가보면, '고물이 보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3일) 테마기획에서는, 이 박물관에 배어있는 고물 수집가의 열정을 소개합니다.
서상교 기자입니다.

<기자>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박물관 진열장을 신기한 듯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올해 56살인 채창운씨는 이처럼 찾아오는 어린이들에게 소장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들려주며,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지난 30년동안 전국을 누비며 모아온 3만여점의 소장품들은 모두 채씨의 분신들입니다. 백년된 스웨덴제 벽걸이 전화는 특히 아끼는 애장품입니다.

{채창운/박물관 관장}
"김 구 선생께서 이 전화가 없었다면 사형을 당했을 겁니다. 영친왕께서 최초로 전화 사면을 내리신 겁니다."

30년 전에 쌀 8가마를 주고 산 제니스 라디오, 70년 된 음료수 병, 최초의 국산 TV, 찌그러진 '양은 도시락'까지... 5층 박물관을 가득메운 온갖 고물들은 모두 제각각의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채창운씨}
"지금은 고물 덩어리지만 세월이 지나면 보물입니다, 보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소장품들을 보며 어른 관람객들은 옛 생각에 젖어듭니다.

{유옥희/경기도 고양시}
"할머니 댁에 같이 갔을 때 많이 봤던 물건들도 있어서 참 정겹습니다."

박물관 쉬는 날이면, 채씨는 전국의 고물상을 말 그대로 뒤지고 다닙니다. 고물상이 오히려 부탁을 할 정도입니다. 어제를 모르면, 내일을 알 수 없다는 것이 고물상을 뒤지는 채씨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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