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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씨 '국세청 로비' 증거 단독 입수

김도식

입력 : 2002.03.01 19:25|수정 : 2002.03.0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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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G&G 그룹 회장 이용호씨가 일선 세무서와 국세청에도 로비를 벌였음을 보여주는 문건을 SBS 취재팀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특별검사팀은 국세청 고위 관계자들에게 로비의 손길이 뻗쳤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김도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용호씨 계열사인 KEP전자에 대해 마포세무서가 조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10월.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회계를 조작한 사실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조사가 시작되자 당시 KEP전자 자금부장이 이씨에게 보고한 '마포 대처방안'이라는 문건입니다.

'마포세무서가 계좌추적을 통해 증거 자료를 다수 확보한 상황'이라며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건을 더 이상 확대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고위선을 통한 제압 방안이 최선책'이라는 내용이 제 1안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제 2안은 마포 세무서 관련자들을 직접 접촉해 뇌물을 뿌리는 방안입니다. 로비가 실패해 세무조사를 받으면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내용도 적혀 있습니다.

특검 수사 결과 이씨는 실제로 회계조작 실무 책임자였던 홍 모씨에게 세무조사를 막기 위한 로비 자금 천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영수증에는 "원만히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라며 로비자금이라는 사실이 적혀 있습니다.

돈이 전달된 10월 23일은 홍씨가 마포 세무서에 소환된 날입니다. 그리고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던 마포세무서의 조사는 어찌된 일인지, 특별 세무조사 한 번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이씨의 시나리오 중 제 1안, 즉 고위선을 통한 제압 방안이 실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당시 국세청 고위 관계자들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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