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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사흘...퇴근 포기 많았다

임상범

입력 : 2002.02.27 19:30|수정 : 2002.02.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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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철도 파업이 계속됐던 지난 사흘동안 수도권 통근자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출퇴근 전쟁이 싫어 아예 귀가를 포기하는 직장인까지 적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젖먹던 힘까지 다해 줄달음 쳐보지만 집으로 가는 막차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평소라면 큰 맘먹고 택시를 탔겠지만 아침에 한 바탕 출근 전쟁을 치를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아찔해 집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파업은 결국 이들의 발길을 역 근처 여관으로 돌려 놓고 맙니다.

{윤주봉/경기도 부천시 역곡동}
"근처 여관이라도 자던지, 어차피 하숙 생활 하는 것처럼 눈만 붙이고 또 나와야 하니까..."

파업이 계속되는 지난 사흘 동안 서울의 역 주변과 도심의 사우나, 찜질방 같은 업소 중에는 뜻밖의 특수를 누린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귀가 전쟁에 지친 수도권 지역 통근자들이 아예 귀가를 포기하고 몰려 들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지역 통근자}
"출근하기도 힘든데 차라리 자고 가는 게 낫겠다고..."

일이 많고 바쁜 직장인들 가운데서는 파업이 장기화될 때에 대비해 아예 장기 이용권을 끊는 사례까지 나타났습니다.

{사우나 주인}
"파업하는 동안 손님이 좀 늘었어요. 한달 두달짜리 장기를 물어 보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다행히 철도 파업은 사흘 만에 끝이 났지만, 그동안 출근전쟁에 시달려야 했던 수도권 지역 통근자들은 다시는 집 대신 여관이나 사우나 신세를 지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되기를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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