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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경영난으로 속속 문닫아

이찬휘

입력 : 2002.02.24 19:28|수정 : 2002.02.2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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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요즘 종합병원과 동네의원은 밀려드는 환자로 발디딜 틈이 없지만 중소병원들은 정반대입니다. 문닫는 중소병원들이 크게 늘면서 의료체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찬휘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강북에 있는 한 병원입니다. 지난해 문을 닫은 이 병원은 쇠사슬로 굳게 잠겼습니다. 유리창은 거의 다 깨졌습니다. 내부수리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이 병원도 겉모습과는 달리 굳게 문이 닫혔습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이병원은 진료가 한창일 시간이지만 환자들이 대기하는 의자가 텅 비었고 입원실을 고시원과 학원에 임대까지 했습니다.

지난해 문을 닫은 중소병원은 77개로 3년전인 99년보다 무려 43%나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동네의원이나 대학병원은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원인은 의원에서 병원을 거쳐 대학병원으로 가던 의료체계가 의약분업이후 의원에서 바로 대학병원으로 바로 갈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의약분업이후 책정된 병원의 진료비가 의원보다 두배에서 세배나 되기 때문입니다.

{김철수/전국중소병원협의회장}
"병원에서 자기 돈을 내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중소병원으로 가지 않습니다. 의원으로 대부분 가고, 입원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가고, 중소병원은 중간에 낀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서 환자의 접근이 많지 않습니다."

이에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병원활성화대책을 내놓았지만 병원의 진료비를 낮추는 근본적인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임종규/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 서기관}
"수가를 인상해서 경영상의 혜택을 준다는 것은 검토하기가 상당히 곤란합니다."

이같이 잘못된 정책으로 병원과 의원의 의사 수입 격차는 최고 10배까지 벌어졌습니다. 이에따라 병원 의사들이 의원으로 속속 빠져 나가는 기현상을 낳고 있습니다.

{노성일/대한병원협회 기획이사}
"이제는 부르는게 값.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서 급여체제가 완전 붕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의원과 종합병원의 사이에서 외래는 물론 기본 응급처치를 담당하던 중소병원의 붕괴로 의료체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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