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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집 값 올리기' 담합 극성

서쌍교

입력 : 2002.02.22 19:34|수정 : 2002.02.2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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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당국이 아무리 집값 안정을 외쳐봐야 소용없습니다.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담합을 통한 집값 올리기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서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양평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며칠 전부터 곳곳에 아파트 매매와 관련한 알림장이 나 붙었습니다.

42평은 4억2천, 32평은 3억3천, 24평은 2억2천만원 아래로 팔지 말자는 내용입니다.

{아파트 주민}
"최소한 그 정도는 받아야겠다. 너무 싸게 팔지 말아라! 그소리죠, 각 반장들이 다 모여서 그렇게 결정한 거죠."

주민들이 담합한 아파트 값은 주변의 다른 아파트보다 평형별로 1억원 이상 높습니다.

{입주자 대표}
"주민들에게 물어 보니까, 평당 가격이 천만원정도는 가야하지 않겠느냐..."

주민들은 주변 부동산 중계업소에 일정한 가격이하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압력까지 넣고 있습니다.

{부동산 중계업자}
"부녀회에서 부동산을 항의 방문해서 '얼마 이하로 팔면 고사시키겠다' 고까지 나왔어요."

주민들의 이런 담합은 실제로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2억원을 밑돌던 개봉동의 한 아파트 32평은 주민들이 2억5천만원으로 담합한 뒤 2억3천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부동산 중계업자}
"부녀회에서 값을 올리자 최근에 얼마까지 거래됐냐하면 2억3천만원까지..."

담합 가격이 실거래가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나 세입자들의 고통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함모씨/아파트 세입자}
"올려도 너무 올리는거 아닙니까? 천만원도 아니고 1억원이란 단위가 눈 깜짝할 사이에 올랐는데 그걸 인정할 세입자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현상은 당초 강남의 소형 아파트에서 시작됐지만, 구로구 영등포구 등 서울 전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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