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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노인 머리 깎아주는 칠순 할머니

이용식

입력 : 2002.02.19 19:18|수정 : 2002.02.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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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칠순을 앞둔 한 할머니가 10년째 산골마을을 누비며 노인들의 머리를 깍아주고있습니다. 테마기획 오늘 주인공은 '가위손 할머니'입니다.

이용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19일)은 산골마을 노인들의 머리깍는 날입니다. 올해 67살인 강난순 할머니가 이용사입니다. 강 할머니는 한달에 한번씩 벌써 10년째 다섯 마을주민 2백여명의 이발을 해주고있습니다.

{강난순/충북 옥천군 청성면}
"맘에 드세요?"

{노인}
"예, 잘 깍았습니다."

오지마을 노인들에겐 머리깍는 일도 큰 일 입니다.

{안대환/충북 옥천군 청성면}
"머리깎으러 가려면 하루 날 받아야돼!하루..."

강 할머니도 20리나 되는 출장길은 늘 이웃주민의 트럭을 타고 다닙니다. 머리를 다듬는 일은, 하루종일 서서 하는 중노동입니다. 그러나 봉사의 기쁨에 강 할머니의 얼굴엔 힘든기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강난순/충북 옥천군 청성면}
"거동도 못하는 노인들이 고맙다고 할때 보람을 느낍니다."

새색시 때, 남편머리를 깍아주려 배운 이용기술이 벌써 10년째 보람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남편인 올해 70살의 김현용 할아버지, 혼자 집을 지키는 일이 잦아져도 뿌듯한 표정입니다.

{김현용/강할머니 남편}
"건강할때 까지 하라고 하고있어요."

가축도 돌봐야하고, 나무로 불을 지펴 군불도 때야하는 농촌생활, 그러나 강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응원에 새 힘을 얻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불우시설 수용인들도 돕고있습니다.

바쁘게 사는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하는 강난순 할머니. 할머니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빗과 가위로 사랑을 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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