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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레던 귀성길에 뜻밖의 '날벼락'

이용식

입력 : 2002.02.10 19:36|수정 : 2002.02.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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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사고 직후의 모습을 보면 이건 정말 날벼락입니다. 희생자들은 주로 경주, 포항쪽이 고향인 분들입니다. 살아남은 분들도 넋이 나간 모습입니다.

이용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를 당한 고속버스입니다. 운전석 뒷쪽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부서진 버스 안은 선물 보따리와 한복 저고리, 신발등이 뒤엉켜 아수라장입니다.

차량 복도와 의자 등에는 핏자국 등이 선명해 끔찍했던 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고를 낸 화물차 기사는 목숨을 건졌지만, 정신이 없습니다.

{기자}
"어떻게 넘어갔어요?"

{박기해/화물차 기사}
"뭘요, 잘못된 거예요. 난 아니라고. 난 아니예요"

경찰은 박씨가 과속으로 달리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넘어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병원마다 피투성이 환자들이 들어찼고 의료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뒷좌석에 앉아있던 승객들만 살아남았습니다.

{남태욱/경기도 안산시}
"제가 앞좌석에 머리를 부딪치고 옆에 쳐다보니까 옆에 차가 일그러져 가지고..."

부모와 함께 고향으로 가던 어린이는 영문도 모른 채 중상을 입고 병상에 누워 울고 있습니다. 사고를 당한 승객들은 설을 맞아 경주와 포항 등으로 명절을 쇠러 가던 중이었습니다.

숨진 승객들이 안치된 영안실에는 아직 유족들이 도착하지 않아 적막만 감돌고 있습니다. 가슴을 설레며 올랐던 고향길이 뜻밖의 참사로 얼룩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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