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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락업소 대부분 화재시 대형참사 우려

표언구

입력 : 2002.02.08 19:15|수정 : 2002.02.0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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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감금이나 다름없는 윤락가, 이건 군산 윤락가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다른 윤락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윤락녀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들은 이제 목숨도 저당잡힌 셈입니다.

표언구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7일) 밤 10시 경찰 단속반이 청량리 일대 윤락가에 들이닥쳤습니다.

불이 났을 때 인명피해가 나지 않도록 소화 시설이나 대피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섭니다.

한 업소에서 윤락녀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자물쇠가 발견됐습니다.

{여종업원}
"그때 문제도 이런 거 잖아요. 그 사람들도 안에 사람이 없을 때만 잠근다고 말하죠."

안으로 들어서자 사람하나가 겨우 지나갈 만한 미로로 연결돼 있고 방안은 가연성 물건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비상구로 쓰여야 할 문마저 막혀있습니다.

{윤락업주}
"문이예요. 비상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미아리 일대 윤락가에서도 경찰의 일제단속이 벌어졌습니다.

밀집한 재래식 가옥에 각종 전기 시설물이 위험하게 노출돼있습니다.

불이라도 나면 어쩌려는지 문은 안에서 열 수 없게 장치가 돼 있습니다.

{단속경찰관}
"이 자물쇠는 밖에서 잠그면 안에서는 절대로 열 수 없는 종류예요."

어제 경찰이 불시에 단속을 벌인 서울시내의 윤락가는 모두 5곳.

소화 시설이나 대피시설을 제대로 갖춘 곳은 드물고, 탈출구가 전혀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박미옥 경위/서울청 여자기동수사반장}
"공간이 협소하고 인화성 물질이 많아요. 유관기관과 협의해서라도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만 났다 하면 많은 인명피해가 나는 윤락가.

군산시 대명동에서는 지난 2000년 9월 한 업소의 화재로 5명이 숨졌고, 지난 달 29일에도 15명이나 대피시설이 없는 윤락업소에서 희생됐습니다.

경찰은 어젯밤 적발된 윤락가 감금시설을 모두 철거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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