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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 2000여 세대 주민들이 온수없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그것도 온수 급탕비는 꼬박꼬박 내고 겪는 일입니다.
기동취재 2000,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월계동의 영구 임대 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 여덟개 동 이천여 세대 주민들은 지난 해 11월부터 벌써 넉 달째 따뜻한 물을 제대로 쓸 수가 없습니다.
온수를 틀 때마다 누렇고 탁한 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주민}
"머리를 애들이 감아야 되는데 물이 저러니까 안 감고 갈려고 그래요. 그냥 찬물에 하거나..."
지금도 쇳가루가 섞여 나오고 흰옷을 빨때 얼룩이 남아 세탁을 못하지만, 아예 시뻘건 물이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주민}
"먹을 수도 없고 생수 사먹요.."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관리를 맡고 있는 주택공사의 자 회사는 지난 해 10월 온수 물탱크를 손질했습니다.
녹이 슨 물 탱크 내부를 도장하기 위해 온수 공급을 중단했다가 한달 뒤 재개했습니다. 이러다보니 길이가 수 킬로미터나 되는 온수 배관의 녹이 한꺼번에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주택공사 직원}
"아파트가 10년 되다 보니 배관 부식이 좀 진행됐다고 이해하셔야지. 근본적으로 고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주택 공사측이 배관의 부식 정도를 미리 점검해 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녹이 심하면 여름까지 기다렸다가 배관과 탱크를 함께 손질해야 하지만, 탱크 도장공사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주공측은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져도 넉 달 동안이나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그렇게 참기 어려울 정도고 기간이 길고 그런 건 아닙니다. 한 6개월 기다리면 돼요."
SBS가 취재에 나선 뒤에야 주공측이 온수 배관 교체 계획을 밝혔지만, 앞으로도 두 세달이나 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영구 임대 아파트 주민들은 분통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주민}
"힘없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무시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