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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학교 개강 강행...'셋방살이'학창생활

정하석

입력 : 2002.02.01 20:46|수정 : 2002.02.01 20:46


<8뉴스>

<앵커>

교육여건 개선도 좋고 공약을 지키겠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학교 건물조차 없는데 신입생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새 학기부터 고등학교 학급 인원을 35명으로 줄이겠다는 것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어이없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정하석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진주시의 한 신설 고등학교입니다. 진주시청이 사용하다 이전한 건물에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입니다.

다음달이면 신입생들이 들어오지만 아직 학교 현판조차 내걸지 못했습니다. 학교측은 이달중으로 개교 준비를 끝낼 것이라며 공사를 서두르고 있지만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내년도 신입생을 받기 위해서는 또 다시 건물 두채를 새로 지어야 합니다. 일년 내내 학생들이 소음과 먼지에 시달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학부모}
"계속 짓겠다는 건데 말도 안되는 소리.....공부할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는 식이다..."

학부모들은 집단행동에 나섰고 학교를 재배정해 주지 않으면 등교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자세입니다.

전북 전주시의 또다른 신설 고등학교입니다. 한 초등학교 건물의 일부를 빌려 다음달 개교합니다. 자체 건물은 아직 공사조차 들어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일년 반 뒤면 자체 건물이 마련된다고 하지만 이번 신입생들은 학창 생활의 절반동안 셋방 살이를 감수해야 합니다.

{김영범/학부모}
"착공도 허가도 안난 상태에서 학생들만 뽑았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이렇게 신설 학교들이 서둘러 개교를 강행하는 것은 이번 학기부터 고교 학급당 학생수를 35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정부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
"1학급당 35명 이하로 해서 교육여건 개선해야할 것 아니냐, 그래서 작년부터 사업에 대대적으로 들어간거죠."

교육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벼락치기로 밀어부치는 행정에 부작용이 적지 않습니다.

{학부모}
"완전히 희생양입니다. 7차 교육과정, 인원 줄이는 것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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