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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여름엔 냉방기로 겨울엔 난방기로 쓸수 있다고 해서 요즘 벽걸이형 에어컨이 인기인데 실제 성능이 광고와 틀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 소비자들을 화나게 한 것은 제조사측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숨겼다는 겁니다.
기동취재 2000,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장위동에 사는 박정양씨는 지난 해 11월, LG 전자의 냉난방 겸용 에어컨을 구입했습니다. 백만원이 넘는 고가품이었지만 대기업 제품인데다 냉난방이 다 된다는 말에 선뜻 손이 갔습니다.
하지만 정작 날이 추워지자 따뜻한 바람 대신 찬바람만 나왔습니다. 확인 결과, 이 제품은 영하 5도 이하에선 제대로 난방효과를 낼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문제는 LG전자측이 난방기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제품 설명서에는 물론이고, 대리점에 조차 알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리점 직원}
"저희에게는 공문이 안 내려오니까 저희는 몰랐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알면 아예 안팔죠. 그걸 괜히 팔아가지고 욕먹을 일 있습니까."
같은 기능을 가진 타사 제품 설명서에는 영하 3도 이하에서부터 난방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해 영하 5도 이하에선 운전을 중지해야 한다는 설명이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LG전자측의 제품 설명서에는 소비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이런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회사측도 이런 사실을 인정합니다.
{LG전자 관계자}
"이 모델은 보조 난방기구로 나온 건데 사용 설명서상에는 이 점이 충분히 반영이 안 된 것 같습니다."
115만원이나 주고 제품을 산 박씨는, 추위를 참다 못해 얼마 전 전기 난로 2대를 다시 사야 했습니다.
{박정양/서울 장위동}
"영하 3도 이하에서는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명시 했으면 누가 사겠어요. 당연히 안사지."
문제의 제품은 지금도 아무런 설명없이 팔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