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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야생조수는 죽은 상태라도 문화재로 관리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에서 관리해야 할 박제된 천연기념물들이 방치된 채 썩어가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서상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의 한 박제 전문점입니다.
지난 13일 강원도 철원에서 사체로 발견된 천연기념물 독수리와 삵이 박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목숨을 잃고 박제가 되는 천연 기념물은 매년 줄잡아 30점에 이릅니다.
한국 조류보호협회 사무실입니다. 박제된 천연기념물이 무더기로 쌓여 있습니다.
문화재청의 위임을 받아 관리하는 것이지만 '쳐박아놨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상태가 엉망입니다.
온몸이 누렇게 탈색된 수달, 눈과 코가 빠진 물범, 흰색인지 갈색인지 구분이 안되는 고니, 모두 쓰레기 신세입니다.
{남궁대식/조류보호협회 직원}
"이거라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수장고라도 만들어 달라 이거야, 수장고라도"
정부는 지난 2000년 1월 죽은 천연기념물도 국가지정 화재에 포함하도록 법률을 개정했습니다. 희귀조수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만큼 국가가 직접 관리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관할 문화재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조류보호협회에서 보관하고 있는 문화재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공무원}
"지금 있는 걸 보고 너희들이 개판치는것 아니냐고 하면 그 비난 감수해야지 어쩌겠습니까?"
현재의 예산과 인력으론 더 이상의 방법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기자}
"방법이 없습니까?"
{공무원}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지금"
매년 사체로 발견되는 수천마리의 조수 가운데 보존가치가 높은 몇마리만 박제로 되살아 납니다. 그러나 정부의 무관심 속에 귀중한 문화 유산이 썩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