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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올해는 정말 살빼기 열풍이 거셌던 한해였습니다. 살만 빠진다면 굶는 것은 물론 약물 복용과 수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김석재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살빼기 열풍에 불을 지핀건 코메디언 이영자씨였습니다. 열달만의 공백 끝에 나타난 이씨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30킬로그램이나 빠진 날씬하고 탄력있는 몸매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습니다. 너도 나도 달리기에 나섰으며 이씨의 다이어트 비디오와 얼굴밴드는 금새 동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방흡입술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씨는 뚱뚱했던 시절 보다 더 큰 좌절을 겪어야했습니다.
{이영자/코메디언}
"여성으로서 너무 힘들다...."
이제 살빼기에는 어른, 아이 구별도 없어졌습니다.
{유지현/초등학교 2학년}
"아빠한테나 친구한테 놀림받기 싫어서요."
한참 성장기인 10대 여학생들의 경우 사정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살만 빠진다면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여고생}
"변비약 먹고 빼는 애들도 있고 설사약 먹고 빼는 애들도 있고요."
살을 빼기 위해 지방흡입술을 받는 것도 이제 일반화됐습니다. 일부 젊은 여성들은 살을 빼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음식물을 기피하는 거식증에 걸리기까지 합니다.
{거식증 환자}
"내가 지금 먹은게 다 살이 될 것이라는 강박관념 있잖아요. 그래서 다 토해내는 거죠."
살빼기 열풍을 타고 먹으면서 살빼는 약 제니칼도 날개돛친 듯 팔려 나갔습니다. 제니칼은 의사처방이 없으면 살 수 없지만 슈퍼마켓에서 껌을 사듯 손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수입품상}
"없어서 못팔 때가 많습니다. 남자는 비아그라, 여자는 살빼는 약 제니칼입니다."
다이어트 관련 상품은 가격이 얼마건 없어서 못팔 정도고, 시장규모도 1조원을 넘었습니다.
{오강섭/강북삼성병원 정신과장}
"신체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아름다움의 기준이 서구화되면서 한국인의 획일적 사고방식이 겹쳐진 일종의 집단히스테리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174센티미터, 48킬로그램이란 환상의 몸매를 좇아 사회전체가 들썩였던 한 해였습니다. 자기 본래의 모습에 자신감을 갖고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 새해가 되길 희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