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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 응급환자 옮기다 절도

이주형

입력 : 2001.12.05 19:22|수정 : 2001.12.0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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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어려움에 처했을때 응급 구조대원이라고 하면 모든 것을 믿고 의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엉터리 사설 구조대원도 있다는 것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기동취재 2000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4일 새벽 1시쯤, 경북 구미에 있는 한 단란주점에 젊은 남자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돈을 받고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해주는 사설 응급환자 이송단원이었습니다.

{종업원}
"담배 하나 사러간다고 나갔다가 들어오다 보니까 응급차가 있더라구요."

양주를 4병이나 시켜 먹은 이들은 술값 백여만원을 신용카드로 계산한 뒤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신용 카드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카드 주인은 신용카드가 사용되기 나흘 전에 이미 숨진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취재진 확인 결과, 카드 주인 나모씨는 충북의 한 여관에서 과로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봤더니 나씨를 이송한 곳은 한 사설 응급환자 이송단이었습니다.

찾아가봤습니다. 당시 근무 기록에는 단원 유모씨가 숨진 나씨를 옮긴 것으로 돼 있습니다.

또 문제의 카드가 사용된 날, 유씨가 단란주점에 갔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동료 직원이 문제의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유씨를 발견한 것입니다.

{동료직원}
"여기서 무슨 돈이 있어서 술을 먹었냐 그랬더니 예전에 자기가 돈 벌어둔게 있다. 너는 돈 신경쓰지 말고 먹어라."

이미 다른 혐의로 구속된 유씨는 숨진 나씨의 카드로 단란 주점외에도 금은방 등에서 3백여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19구급대원과 달리 민간인 신분인 응급 환자 이송단 대원들은 간호사 등을 빼고는 1종 차량 5년 이상 운전 경험과 연간 5일 정도의 소양 교육만 받으면 됩니다.

그나마도 법적 강제력은 없습니다.

묵묵히 고생하는 다른 이송 대원들까지 뜻밖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선발 과정과 교육,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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