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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꼬마 골수 채취…"형을 살려야 해요"

유영수

입력 : 2001.12.04 18:41|수정 : 2001.12.0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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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오늘(4일) 한 병원에서는 5살짜리 꼬마 어린이가 어른도 참기 어렵다는 골수채취 수술을 받았습니다. 13년 전 미국으로 입양된 형이 사경을 헤메고 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테마기획 유영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직 앳된 표정이 다 가시지 않은 올해 다섯살의 이경호군.

잠시 뒤면 참기 힘든 고통의 골수 채취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여전히 밝은 표정입니다.

{엄마}
"걱정할 것 하나도 없어 안 아플거야, 잠자고 나면 금방 끝날거야, 경호야"

경호군은 미국에 형이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자기가 조금만 아프기만 하면 형이 살 수 있다는 말을 엄마로부터 들었습니다.

경호군의 친형 병조 군이 미국으로 간 것은 지난 88년, 생활고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입양됐지만 세살 무렵 휘귀한 선천성 빈혈에 걸렸고, 지금까지 10년 넘게 투병생활을 해왔습니다.

{김모씨(42살)/병조.경호 형제 어머니}
"가슴이 미어졌죠, 아프다니까. 잘크고 잘 자라길 바랬는데..."

이병을 치료할수 있는 유일한 길은 혈액 유전자형이 같은 골수를 이식하는 것.

같은 형제라도 유전자형이 같을 확률은 30%도 안되지만 경호군과 형은 다행히 같은 유전자 형이었습니다.

기른 부모와 낳은 부모가 노력하고 입양기관이 도와 이뤄진 수술은 한시간 만에 무사히 끝났고 동생 경호 군의 골수는 곧바로 미국으로 보내졌습니다.

{김태형 교수/서울 중앙병원 소아과}
"형제간의 이식수술은 성공 확률은 80% 이상입니다. 그래서 성공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어른도 견디기 힘들다는 수술을 참아낸 경호군.

회복실에서 깨어난 경호 군은 형과 함께 야구를 할 수 있을거라는 설레임에 이내 얼굴이 환해집니다.

{기자}
"형 만나면 뭐할꺼야?"
{경호군}
"운동이요, 같이 운동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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