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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집 화재... 남매 사망

진송민

입력 : 2001.12.01 19:32|수정 : 2001.12.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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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맞벌이 부부가 집을 비운 사이 어린 남매만 있던 집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어린 남매는 불길 속에서 전화로 애타게 엄마를 찾았지만 안타깝게 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진송민 기자입니다.

<기자>

불길에 휩싸였던 어린 두 남매의 방입니다. 검게 그을린 책장과 젖은 책가방, 그리고 웃는 모습의 사진 만이 아이들의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비극은 어제(30일) 오후 5시 20분쯤, 두 남매가 살고 있는 서울 신내동 빌라 건물 뒤편에서 시작됐습니다.

건물 뒤편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불은 폭발과 함께 순식 간에 3층으로 번져 올라갔습니다. 차양막을 타고 불길이 번지는 바람에 9살 주효성 군과 7살난 동생 애린양만 있던 건물 3층이 매캐한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부모를 기다리던 오빠 효성 군은 놀란 여동생을 달래고, 인근에서 일하고 있던 엄마에게 다급히 전화를 걸었습니다. 불이 났지만 문이 열리지 않아 집에서 나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3층 건물이 다 타기 전에 소방대가 진화 작업에 나서고 엄마도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지만, 아이들은 이미 연기에 질식해 숨진 뒤였습니다.

{김원형/남매 어머니}
"통화 할 때만해도 누군가 들어가 꺼냈으면 둘 다 살았어요. 작은 애는 뒤에서 울고 있었는데... 우는 목소리가 들렸는데..."

효성군 부모가 맞벌이를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말부터. 효성군 엄마의 수입만으로는 넉넉치 못했고 한동안 실직했던 남편이 택배 회사에 취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자식을 좀 더 잘 키워 보려고 맞벌이에 나선지 한달 여만에 남매를 잃은 엄마의 가슴은 한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김원형/남매 어머니}
"지금은 잘 못해줬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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