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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밝히는 봉사행정, 10년

한승희

입력 : 2001.11.29 19:07|수정 : 2001.11.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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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공무원들이 근무하기를 꺼리는 곳중의 하나가 화장장입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화장장에서 묵묵히 일하며 따뜻한 봉사행정을 펼쳐온 공무원이 있습니다.

테마기획,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출근길을 재촉하는 이 사람은 인천 장묘관리사무소의 9급공무원 신현희씨입니다. 새벽부터 순서를 기다리는 유족들이 안스러워 신씨의 새벽 출근은 지난 10년동안 계속됐습니다.

신씨가 맡은 일은 화장민원 접수, 화장신청서를 받아 컴퓨터 전산프로그램에 차례차례 기록합니다. 그러나 신씨가 처음 이곳에 온 지난 92년에는 이런 전산프로그램이 없었습니다. 민원인들이 화장증명서라도 받아가려면 족히 한나절은 기다려야 했습니다.

{신현희/인천장묘관리사무소}
"어느 정도 돌아가셨냐 물어보면 4, 5월 해서 거기서부터 계속 찾아야죠. 그런데 연도 틀리게 알고 오는 분도 계세요."

신씨는 결국 8년여만에 화장증명서 발급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민원인들이 원하는 화장관련기록을 그 자리에서 발급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천여명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신씨는 또 길에서 떠돌다 세상을 뜬 무연고 사망자들에게도 따뜻한 봉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지난 9년동안 무연고자 합동분묘에 한식과 추석엔 자비로 제사를 올렸습니다.

{신현희/인천장묘관리사무소}
"누가 찾아오는 분도 없고 제사지내 주는 분도 없고 돌아가신 분에 대한 그런 생각에서 하게 됐어요."

신씨의 이런 봉사행정은 동료 공무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동료직원들도 5년째 이 일을 함께합니다.

신씨는 오늘(29일)봉사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보이지 않는곳에서 따뜻한 사랑을 실천해온 신현희씨. 신씨의 진심어린 봉사는 슬픔을 안고 온 유족들에게 잔잔한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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