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생활·문화

심장이식수술, 긴박했던 3시간

김현주

입력 : 2001.11.28 19:28|수정 : 2001.11.28 19:28

동영상

<8뉴스>

<앵커>

인공심장으로 5백일을 견디던 죽음 직전의 환자에게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대구와 서울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이루어져던 긴박했던 순간을 김현주 의학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5일 오전 11시 50분. 대구의 한 병원에서 뇌사자의 심장을 떼어내는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같은 시각,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심장을 이식받기 위한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비행기로 이송된 심장이 서울 병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50분. 떼어낸지 3시간 만입니다. 말기 심장병 환자 김기호 씨가 심장 공여자를 기다리길 오백일 만이었습니다.

{김기호/65, 말기 심부전환자}
"숨길이 가빠서 숨을 제대로 못 쉬었다. 한마디로 앉아있기도 거북하고 누워있기도 거북하고 위급한 상태였다."

심장에서 피를 뿜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살기 위해선 심장 이식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심장 공여자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심장 기능을 도와주는 심실 보조장치를 달았습니다.

이 인공 심장이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오백일 동안 김씨의 몸 속에서 생명을 연장시켜줬습니다. 체내형 심실 보조장치를 단 다음 심장 이식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장병철 교수/신촌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
"지금 환자는 수술후 3일됐습니다. 혈압은 120에서 130정도로 정상 혈압이고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 수축력도 70%이상으로 정상 심장처럼 작동한다."

심실 보조장치를 단 다음 김씨처럼 오백일 이상 생존하는 사람은 세계에서도 열 명 정도로 매우 드뭅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