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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부른 스토킹…약혼자가 폭행치사

김민표

입력 : 2001.11.12 18:58|수정 : 2001.11.1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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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스토킹이 신혼의 꿈에 부풀어 있던 예비 부부를 비극으로 내몰고 말았습니다.

어떤 사건인지 김민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8일 새벽, 경기도 수원시 영통동의 큰 길가에서 27살 장모씨와 34살 이모씨가 심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서로 멱살을 잡고 다투다 장씨가 이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쳤습니다. 만취 상태였던 이씨는 넘어지면서 길바닥에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이씨는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이씨를 때려 숨지게 한 장씨는 결혼을 약속한 애인이 이씨로부터 1년 넘게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격분한 상태였습니다.

{장모씨/피의자}
"애인까지 있는데 왜 강제로 호텔 데리고 가냐고 얘기하다가..."

경찰 조사 결과 장씨의 애인은 숨진 이씨를 1년 전 우연히 알게 된 이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휴대폰 공세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이상 괴롭히지 말라며 휴대폰을 끄면 협박성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만나주지 않으면 고향집에 찾아가 행패를 부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건 당일에는 끈질긴 협박을 이기지 못해 숨진 이씨를 만나 여관에 끌려갔다가 간신히 도망쳐 나와 애인 장씨에게 그동안의 피해를 털어놨습니다.

죽음의 난투극을 벌인 장씨는 구속영장이 신청돼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고 애인은 심한 충격으로 대인 기피증을 보이고 있어 내년 봄 결혼식을 올리려던 장씨 커플의 단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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