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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교원성과급, 대책 없나?

한수진

입력 : 2001.10.26 19:17|수정 : 2001.10.2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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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교원 성과상여급제가 1년 넘도록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교조는 오늘(26일)밤 부터 여의도에서 성과급제를 비롯한 교육정책에 항의하는 집단 연가투쟁을 벌입니다.

표류하는 교원 성과급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10억원이나 되는 돈다발을 놓고 서로 안 갖겠다는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가져가라는 쪽은 일선 교사들, 안받겠다는 쪽은 교육청 직원들, 교원 성과급제에 반대하는 교사들의 시위입니다.

{이경희 /전교조 대변인}
"지금 현재까지 7만 5천여명이 272억원 정도.. 해당 교육청에서 수령하지 않으면 전체 모아서 교육부에 반납할 예정인데.."

교사들이 이렇게 반발하는 것은 교사의 실적을 평가해 등급에 따라 상여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발상이 터무니 없다는 것입니다.

{우재국/한국교총 정책국장}
"돈을 몇 푼 더 줘 가지고 교사들을 일렬로 줄을 세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교직은 안됩니다."

게다가 평가자의 편견이 개입될 위험이 있는 지금의 성과급 평가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1차 평가 결과 출산휴가를 갔거나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는 불평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순철/전교조 정책기획국장}
"교장 선생님하고 친하거나 학교의 관료적인 질서에 순응하는 교사들이 1등급 받는.."

교사들의 반발에 밀린 교육부는 한발 물러났습니다.

{우형식/교육부 교원정책심의관}
"물론 업무가 많은 분들이 받아야 하겠지만 그런 부분을 수당화해서 전 교원에게 공평하게 지급하는 방안으로.."

그러나 교사들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평가 방법이 공정하다면 잘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더 많은 보수를 주자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입니다.

{김창학/교사}
"평가의 도구, 측정 도구의 개발이 객관화되고 모두 다 공정하게 인정할 수 있는 제도라면 뭐 어차피 도입되어야지 않나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전풍자/인간교육실현 학부모 연대 이사장}
"교원들의 특수성을 인정하더라도 이 시대에 교원들만이 경쟁과 평가에서 전적으로 예외일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인터넷에 개설된 한 ´교사평가 사이트´에는 학생들이 앞다퉈 선생님을 평가하는 일까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갈등의 핵심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모두 공감하는 공정한 평가원칙 마련에 교육 당국이 소홀했던데 있습니다.

결국 교원 성과급제는 안그래도 땜질 투성이인 우리 교육정책에 흠집만 하나 더 늘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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