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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현행법상 15층이 넘는 고층아파트는 반드시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을 설치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소방시설들이 갖춰져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화재에 속수무책이라는 것입니다.
기동취재 2000, 김우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토요일 불이 난 경기도 일산의 한 고층아파트입니다.오후 2시반쯤 난 불은 48평 아파트를 잿더미로 만들고 3시간이 넘어서야 겨우 진화됐습니다. 불을 끄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있으나 마나한 소방시설때문이었습니다.
처음 불이난 아파트 주방입니다. 가스레인지 바로 위에 스프링클러가 있지만 작동하지 않아 불은 베란다를 타고 아랫층으로 번졌습니다. 집안 곳곳에 스프링클러가 있었지만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소방사다리가 닿을 수 있는 높이는 약 15층 정도, 따라서 16층 이상은 반드시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을 갖춰야 합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으면 불을 끌 수 있는 시설은 소화전뿐, 하지만 역시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김봉을/아파트 주민}
"물을 틀면 물이 안나와요... 작동이 안돼요..."
지난 4월 소방점검에서 이런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시정이 안 됐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왜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이 작동 안한거죠?"
"오동작을 한 거죠, 초기에 수압이 약하다 보니 정상으로 물이 나올 수가 없 었죠."
{아파트주민}
"밑에 층에서 불이 났다면 인명피해는 불보듯 뻔한 것 아니에요. 꼭대기에서 났으니까 이나마 생명을 보존한거죠."
다른 지역 고층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스프링클러의 수압이 0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소방관}
"물이 있다면 수압이 있을텐데 수압이 있다는 것이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소화전에서 나오는 물의 압력이 표준 수압에 턱없이 못 미처 불을 제대로 끌 수 없는 형편입니다.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고층아파트들,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주민들만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