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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2000] 방치된 위험 터널

김우식

입력 : 2001.08.18 19:32|수정 : 2001.08.1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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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경기도 남양주시에는 위험한 급커브 터널이 있습니다. 터널 안이 너무 심하게 꺾여져서 사고가 잦은데도 관련 행정기관들은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김우식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대형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한 채 보기에도 아찔하게 터널을 통과합니다. 승용차나 트럭 할 것없이 중앙선을 예사로 넘나듭니다. 곡선지점에서는 마주오는 차량들이 아슬아슬하게 비껴 갑니다. 터널 한 가운데가 심하게 꺾여져 있어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의 시야를 완전히 가리고 있습니다.

{윤석혜/남양주시 덕소}
"이쪽에서 오든 저쪽에서 오든 반대편 차량이 안 보이잖아요. 너무 위험할 때가 많아요."

곡선 부분이 30도나 휘어 있는데다 도로폭마저 좁아 시속 30킬로미터만 넘으면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는 차량과 충돌하게 됩니다. 차선 위로 차들이 워낙 많이 지나가 중앙선은 거의 다 지워졌고, 터널 안은 사고로 부서진 자동차 부품 투성입니다.

{최영대/남양주시 이패동}
"어제도 백미러 깼잖아... 내가 본 것만도 4번이나 사고가 났어요..."

왜 이렇게 위험한 터널이 만들어졌을까? 철도청은 지난 99년 3월 중앙선 복선화 사업의 일환으로 문제의 이패 1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본래 다른 용도로 만들었는데 완공된 뒤에 남양주시가 도로로 활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철도청은 주장합니다.

{석호영 계장/철도청 북부건설사업소}
"수자원공사, 관로 점검로였지, 설계 개념부터 도로가 아니었어요. 그것은 수자원공사측의 요구에 의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유사시에 점검하기 위한 점검로의 목적으로 만든 박스구조물이지 도로 통행을 위한 구조물이 아니라니까요."

그러나 남양주시는 도시계획 심의 때부터 문제를 제기했는데 철도청이 무시했다며 완공된지 2년 반이 다 되도록 인수를 거부해 사실상 방치된 상태입니다.

{고강수 계장/남양주시 건설과}
"지금 현재 시야라든지 안전, 제반시설이 불안해 저희로서는 사고위험성이 있는데 인수한다는 것은 잘못된 거죠."

하루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몇건씩 일어나는데도 책임소재만 따지는 관련 기관들 때문에 매일 수천명의 운전자들이 위험을 무릅쓴 채 터널을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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