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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훼손하는 불법 군 휴양소

주시평

입력 : 2001.08.17 19:05|수정 : 2001.08.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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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피서지로 좋은 강원도의 한 계곡을 군부대가 4년 전부터 전용 휴양소로 삼고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부대 측은 군사시설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알고봤더니 불법행위인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동취재 2000, 주시평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물 맑고 시원하기로 이름난 강원도 홍천강 지류 끝자락의 한 계곡입니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정자에 앉아 피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계곡 입구로 들어가면 인근 부대의 사병이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육군 모 부대 하계 임시 휴양소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00부대 사병}
"민간인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군인가족이나 군인에 한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모처럼 휴가를 즐기려 가족과 함께 찾아 왔다가 입구에서 쫓겨난 피서객들은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종애}
"태어나서 이런거 당하는 거 처음이예요. 깜짝 놀랬어요. 계곡에 놀러왔는데 군인들만 들어갈 수 있다. 못 들어온다는 건 처음이예요."

휴양소 안으로 들어가보면 군장병과 가족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맑은 계곡물 바로 옆에 천막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계곡에는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어떤 공작물도 설치할 수 없게 돼 있지만, 계곡 바위에는 정자와 나무 다리까지 만들어놓았습니다.

지난 97년부터 여름만 되면 계곡에서 임시 휴양소를 운영해 온 군부대측은 군시설이라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다고 말합니다.

{00부대 장교}
"군 시설이다 보니까 통제를 하는 의미에서 조금 못 들어가게 했던 것 뿐입니다"

계곡은 소하천법상 국가가 관리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계곡을 부대휴양소로 운영하려면 관할 군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해당부대는 사용허가는 커녕 시설물 설치 허가도 받지 않았습니다.

{기자}
"(군부대가) 군 휴양소 설립한다고 협조 공문 보내온 적 있습니까?"

{군청 관계자}
"(저희가) 하천 관리를 하는데 하천 관리 부서에서는 (협조 공문) 받은 적이 없는데요."

군인들에게도 휴양 시설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법을 무시하고 일반인의 출입까지 통제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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