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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길 막힌 이산가족 '후유증'

김도식

입력 : 2001.08.15 18:34|수정 : 2001.08.1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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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1년전 오늘(15일) 서울과 평양은 50년만에 다시 만난 이산가족들의 눈물로 넘쳤습니다. 그때 감격적인 상봉을 했던 이산가족들. 상봉길이 다시 막힌 지금 그 심정들이 어떻겠습니까?

김도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올해 일흔 세살인 김동순 할머니는 '오빠를 딱 한 번만 봤으면...'했는데, 만나고 다시 헤어지는 아픔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습니다.

{김동순(73)}
"안 볼 때는 생사를 모르니까 돌아가셨나 사셨나, 늘 그 마음이었는데, 막상 뵙고 나니 더 보고 싶구요.."

북에 아내와 자식들을 남겨 둔 이영찬 할아버지의 지난 1년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영찬(85)}
"만나보고 온 다음부터는 아이들 고달프게 사는 것도 맘에 걸리고..."

역시 이산가족이지만 가족 상봉을 못한 남쪽의 아내, 그리고 끝내 한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움은 더욱 깊어집니다.

{이영찬(85)}
"고향에 한 번 가서 가족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늘 말했는데...못 보고 가셨죠."

대한 적십자사가 90세 이상 이산가족을 우선 상봉시키고 추석 선물이라도 주고받자고 제의했지만 북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이병웅/대한적십자사 총재 특보}
"쉬운 것부터라도 해결할 수 있지 않겠냐 우리가 제의했고 그 쪽에서 호응해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상봉의 기쁨으로 가득했던 1년 전, 다시 가로막힌 이산의 벽은 그래서 더 높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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