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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들..지친 '상봉의 꿈'

최원석

입력 : 2001.08.14 19:45|수정 : 2001.08.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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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8.15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벌써 1주년을 맞았습니다.

상봉장을 온톤 눈물 바다로 만들었던 현장의 감격이 아직도 새로운데 이산가족 상봉 사업은 6개월째 감감 무소식입니다.

최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올 초까지만 해도 함경남도 홍원군에 남겨둔 부모와 처자식을 만날 꿈에 부풀었던 81살 김형술 할아버지.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은 커녕 남북간에 6개월째 대화조차 없자, 이제는 점차 지쳐가고 있습니다.

{김형술(81살)}
"틀렸구나, 이제는...... 젊으면 10년이고 20년이고 기다리면 되지만 이제는 생전에 못만나는구나.
이런 생각만 가지고 있지요."

올 3월까지만 해도 이산 가족들로 북적거렸던 대한적십자사 상봉신청 창구에도 이미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혹시나 하는 전화만 간간히 걸려올 뿐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1만 7천여명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숨진 사람이 벌써 만 2천여명.

민간 차원의 상봉 시도도 크게 줄었습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민간 대행사를 통한 생사 확인이 120건, 서신 교환이 344건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미쳤습니다.

{민간교류 주선자}
"(민간 교류는) 노력한 만큼 성과가 얻어지지 않고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포기해 버립니다."

소강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 기다려주지 않는 세월에 이산 가족들은 점차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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