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생활·문화

헐뜯기도 마케팅?

이홍갑

입력 : 2001.08.11 19:57|수정 : 2001.08.11 19:57

동영상

<8뉴스>

<앵커>

그런데 요즘 업계에서는 경쟁사의 제품 헐뜯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눈길 끌기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지나치면 시장 자체를 침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보도에 이홍갑 기자입니다.

<기자>

퇴근시간 서울 강남의 한 식당가입니다. 저녁 식사와 함께 곁들이는 소주를 놓고 주류 업체 사이에 신경전이 불붙었습니다.

대상은 숙취 해소 효과가 있는 녹차 성분이 들었다는 소주 제품. 경쟁사가 부당 허위 광고라는 비방 홍보물을 술집마다 배포하면서 발단이 됐습니다.

{식당주인}
"차에 한 차 싣고 왔어요. 손님도 드리고 보라고 카운터에 비치해 놓으라고 했어요."

녹차소주 전쟁은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로까지 확대됐습니다. 공정위는 녹차 함유량과 효과를 인정해 경쟁사의 제소를 이유없다고 판정했고, 시비는 일단락됐습니다.

최근에는 영국의 한 위스키 업체가 국내 양주 제품을 문제삼고 나왔습니다. 자사 제품의 병 모양을 본땄다며 법원에 병 사용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습니다.

자일리톨 껌을 둘러싼 소동도 빚어졌습니다. 후발업체가 선발업체를 비방하는 광고를 냈다가 언론에 시정광고를 싣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입니다.

타사 제품을 놓고 시비를 거는 이런 분쟁이 부쩍 늘게된 이유는 뭘까?

{권기영/롯데제과 마케팅 실장}
"선발 제품에 부정적 요소나 이미지에 흠집을 내서 반사적인 이익을 얻어서 시장에 손쉽게 진입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업체 직원}
"후발 주자로서 어쩔수 없죠. 그쪽이 워낙 강했으니까. (비방광고 낸 뒤) 인지도 많이 올라갔고 기사도 많이 났죠."

분쟁을 통한 이런 이슈화 전략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여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지만 분쟁이 심해질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고동화 교수/홍익대 광고홍보학부}
"지루한 소송전은 소비자 외면으로 시장침체 될 수 있습니다."

상대사 제품을 비방해 소비를 늘리려는, 잠시 반짝하는 얄팍한 상술보다는 양질의 제품으로 승부하는 바람직한 자세가 아쉽다는 지적입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