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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온통 물바다

정준형

입력 : 2001.07.30 20:02|수정 : 2001.07.30 20:02


◎앵커: 경기 북부와 수도권 일부 지역이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임진강과 한강 상류는 거대한 탁류로 변했습니다. 김포평야는 황톳물에 잠겼습니다. 하늘에서 본 수해지역, 마른 땅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정준형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30일) 하루 동안 백미리, 어제부터 330mm의 비가 쏟아진 김포평야입니다. 석달치 강우량에 가까운 비가 이틀새 퍼부운 논은 잿빛 하늘 아래 온통 누런 황토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새파란 벼이삭만 군데군데 고개를 내밀 뿐 어디가 논인지, 어디가 논두렁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할까? 혹독했던 가뭄을 이겨내고 풍년으로 가던 길목에서 만난 수해 앞에 농민들은 망연자실, 논만 바라보고 서있습니다.

하천 옆의 농경지는 급격히 불어난 물에 둑이 무너지는 바람에 흙탕물에 완전히 잠겼습니다. 특히 이번 집중호우로 중부지방 곳곳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지반이 무너져 유실되는 바람에 차량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이틀 동안 백 80미리의 비가 내린 남양주의 도로 한곳은 급류에 휩쓸려 마치 면도칼로 도려낸 듯 한쪽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복구작업에 지친 듯 주민들도 잠시 일손을 멈췄습니다.

오늘까지 2백미리 이상의 비가 내린 경기도 임진강 유역입니다. 오늘 낮까지만해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던 이곳 역시 불어난 강물이 주변을 삼켜버렸습니다. 한창 피서객들로 붐벼야 할 유원지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 있습니다.

만수 위에 가까워진 팔당댐은 황토물을 흘려 보내면서 한강 하류 수위에 하루종일 영향을 미쳤습니다. 넘실거리는 탁류가 마치 거대한 바다를 이룬 듯 합니다. 댐 안쪽은 쓸려온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이틀 동안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는 그동안 평온했던 한강 상류를 아무 것도 거칠 것 없는 거대한 탁류로 바꿔놓으면서 하류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SBS 정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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