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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 밤에는 난장판

송성준

입력 : 2001.07.29 20:13|수정 : 2001.07.29 20:13


◎앵커: 형형색색의 수영복으로 가득찬 밝고 즐거운 해변은 그러나 밤이 되면 난장으로 변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무질서와 탈선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기동취재 2000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밤 12시가 넘은 시각.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객들로 백사장은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술과 담배를 사 나르는 10대들의 발길이 쉴새없이 이어집니다. 백사장 곳곳에는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 비틀거리는 젊은이들로 넘쳐납니다.

한 10대 폭주족이 술에 취해 쓰러진 여자친구를 오토바이에 태웁니다. 친구 1명을 더 태우고 출발하려다 중심을 못잡아 휘청거립니다. 취사가 금지된 백사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도 미안한 기색은 전혀 없습니다. 폭탄주를 만들어 돌리는 모습은 어른들을 뺨칠 정도입니다.

술자리가 끝나도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먹다 남은 술과 안주를 버리면서도 능청스럽게 발뺌합니다.

<(피서객) "이것 우리 과자 아닙니다. 우리가 산 것 아니예요. 야 과자 파 묻어라...">

한밤의 해수욕장엔 법도 없습니다. 신분 확인도 없이 고등학생에게 술을 팔고 있습니다. 봉투안에는 맥주와 소주가 들어 있습니다.

<(고등학교 2년생) "신분 확인 안 했어요.">

<(기자) "그냥 줘요?">

<(고등학생) "예.">

주인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합니다.

<(기자) "신분 확인합니까?">

<(가게 주인) "예, 확인 다하고 안되면 돌려 보냅니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술취한 10대 5명이 높은 파도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수영금지란 깃발이 무색합니다. 먼동이 터오르는 이른 새벽의 백사장입니다. 마치 거대한 쓰레기 투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백사장을 뒤덮고 있지만 관할 구청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한 외국인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입니다.

<에릭 파커(미국인) "끔찍합니다. 이런 백사장 본적이 없어요.">

어둠이 걷힌 백사장은 탈선과 무질서로 밤을 지샌 광란의 뒤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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