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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 나누는 '쪽방' 동네 대부

최원석

입력 : 2001.07.25 20:33|수정 : 2001.07.25 20:33


◎앵커: 달동네 이웃이 오늘(25일) 청와대에 갔습니다. 김흥용씨는 쪽방 동네에서 봉사를 도맡아하는 우리시대의 밝은 빛입니다. 테마기획, 최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회현동, 초현대식 빌딩 뒤켠의 "쪽방 동네". 한 평이 조금 넘는 쪽방 93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도심의 달동네입니다.

이 동네 쪽방 상담소 김흥용 소장이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친지도 벌써 5년째. 김소장은 오늘도 어김없이 동네를 돌며 불우한 이웃들을 챙깁니다.

몸이 불편한 이들이 특히 신경이 쓰입니다. 젊은 날 한때 걸인생활 까지 했다는 김씨는 지난 95년 한국은행에서 퇴직한 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여생을 바치기로 하고 이 동네로 들어왔습니다.

이발소와 대중 목욕탕 조차 이용할 형편이 못되는 주민들. 그래서 김소장은 제일 먼저 길거리 이발소를 차렸고 지금은 작은 목욕탕도 마련했습니다.

<이용수(주민) "우리가 어려울 때 믿고 의지하고 품에 안길 수 있는 분이죠">

<김흥용(서울시 중구 쪽방상담소 소장) "나를 위해서 일을 하는 거지 좋아서 하는 거지, 가장 행복한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겠어요?">

초로의 김소장은 고혈압과 협심증으로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남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 그저 즐겁지만 합니다.

<김흥용(서울시 중구 쪽방상담소 소장) "지금 63살인데 앞으로 70살까지 7년만 더 살아있으면 이런 일을 더 열심히 할 것">

작고 초라한 방 만큼이나 가진 것이 없는 쪽방 동네 사람들. 그러나, 김 소장 같은 이웃이 있어 이들은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갑니다.

SBS 최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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