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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시민공원 '바가지' 수영장

한승희

입력 : 2001.07.25 20:16|수정 : 2001.07.25 20:16


◎앵커: 한강 시민공원 수영장은 글자 그대로 시민을 위한 공공복지시설입니다. 따라서 시민들이 편하고 부담없이 이용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기동취재 2천,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도심의 한여름, 한강시민공원 수영장은 붐빕니다. 입장료는 대인 2500원, 일반 수영장의 반값입니다. 저렴한 시민휴식시설로 보입니다. 그러나 수영장에 들어서면 사정은 크게 달라집니다.

선탠용 의자는 한시간에 2천원입니다. 소지품을 맡기려면 또 천원을 내야합니다.

<이선영(수영장 이용객)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설인데 시간당 2천원 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요금은 이렇게 여기저기서 받고있지만 시설은 10년전 그대로입니다. 탈의실은 이름뿐입니다. 선반은 낡아 모서리가 흉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샤워장 바닥은 곰팡이 투성입니다.

수도관도 벌겋게 녹슬었습니다. 화장실은 너무 더러워 들어가기가 망설여집니다.

<임진성(서울시 양재동) "옛날 시골화장실 수준이죠 뭐, 밑에 다보이고, 냄새 나고..">

왜 이런 일이 생길까? 공개입찰제도의 부작용입니다. 서울시는 입장료 수입만 계산하면 적정가는 5억원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 입찰가는 턱없이 높아졌습니다. 당연히 운영업체는 돈벌이에 급급합니다. 지난해 입찰로 운영권을 따낸 한국청소년 연맹은 8억여원을 손해 봤다고 주장합니다.

<이상규(한국청소년 연맹) "저희가 15억9천만원에 낙찰됐는데, 서울시에 15억 9천만원을 보증금 넣고 운영하다 보니...">

올해 낙찰가는 12억4천여만원입니다. 역시 입장료 수입만으로 메꾸긴 힘들어 보입니다.

<이보규 소장(한강관리사업소) "입장료 받고 음식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하지 못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수영장 운영자 "샤워장, 탈의실, 바구니, 파라솔, 다 무료면, 우린 뭘 어떻게 하란 말이에요?">

공개입찰제도의 부작용과 서울시의 시늉뿐인 지도단속으로으로 한강시민공원 수영장은 돈벌이 시설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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