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땅값 상승 노린 마구잡이 산림훼손

김문환

입력 : 2001.07.22 20:05|수정 : 2001.07.22 20:05


◎앵커:경기도 일대의 산들이 무수히 깎여져 있습니다. 집을 짓겠다고 파헤쳐 놓은 땅입니다. 그런데 짓겠다던 집은 보이지 않고 깎인 산은 3년이 다 되도록 방치돼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기동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경기도 양평군의 한 전원주택단지. 3년전 집을 짓겠다면서 임야 천300평을 파헤쳤습니다.

<부지조성 설계 담당자 "언덕위로 계단내서 그 위로 집 지을 계획...">

그러나, 허가받은지 3년이 지나도록 산만 깍아놓은채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곳만이 아닙니다. 바로 밑에는 또 다른 주택단지 2천700평이, 옆에는 3천여평이 산만 파헤친채 방치돼 있습니다.

<주민 "분양이 안 돼서 그런지 집을 안 짓더라구요. 공사 안한지 몇년 됐어요.">

이렇게 산만 훼손한채 건축공사를 하지않는 현장이 양평군에만 5만여평을 넘습니다. 방치된 현장에서는 장마비로 암석과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산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담당공무원 "붕괴사고가 있어도 갈 시간이 없어요. 천여군데를 혼자서 관리해요.">

파헤친채 집을 짓지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규제완화의 허점을 노려 집짓기보다 땅값 상승에만 관심을 갖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산림을 훼손해 건축할때, 부지를 조성한 뒤 30%이상 건물 공사가 끝나야 임야에서 대지로 바꿔줬습니다. 당연히 땅값이 올라갑니다.

그러나, 지난 98년 30% 건축공사 규정을 폐지해 집짓지 않고도 대지로 바꿀수 있게 됐습니다. 너도나도 임야훼손에 나섰습니다.

<일선공무원 "법적인 제도 장치가 완화돼가지고, 규제완화가 오히려 난개발 불러...">

건축행정의 절차는 간소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를 악용한 대가로 울창한 숲은 우리곁에서 날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SBS 김문환입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