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차이나]영어와 전쟁중

조윤증

입력 : 2001.07.20 20:19|수정 : 2001.07.20 20:19


◎앵커: 영어 실력은 이제 한 나라의 국제 경쟁력을 재는 척도로 자리잡았습니다. 중국에도 지금 영어열풍이 거셉니다. 차이나 리포트, 조윤증 특파원입니다.

○기자: 윤봉길 의사의 의거로 유명한 상하이 루쉰 공원이 중국의 영어 메카로 등장했습니다. 공원 한편에 마련된 '썬 프라워'라는 무료 회화 교실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참여하는 토론반이 주말마다 열립니다. 자기 미래를 서로 얘기하는 오늘 토론은 시간이 갈수록 열기를 더합니다.

<리메이홍(대학생) "화가가 되고 싶어요.">

<셰다이청(중학생) "빌 게이츠 같은 프로그래머되고 싶어요.">

중국에서 영어는 이제 출세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외국기업 진출이 늘면서, 봉급이 높은 이곳에서 기회를 잡으려는 젊은이들은 영어에 혈안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베이징 외곽에 자리잡은 신동방 외국어 학원은 일요일인데도 학생들의 영어 열기가 뜨겁습니다.

제일 뛰어난 학생들은 유학을 가고, 그 다음은 외자 기업, 이도저도 아니면 대학원에 간다는 요즘 중국 대학생들의 미래관을 이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영어를 왜 배우는지, 장래 희망을 말해보세요">

<종얀핑(수강생) "교수가 꿈인데, 미국에 유학갈 계획입니다.">

<양훼이제(수강생) "외국 잡지사에서 일하려고해요.">

한달 수강료가 우리 돈 30만원으로 적은 돈이 아니지만, 수강생이 매년 15만명이 될 정도로 언제나 북새통입니다.

<왕치앙(학원강사) "한반에 230명으로 세계에서 제일 크죠.">

길 건너편에 있는 어린이 영어학원 역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장뺘오(학부모) "어릴때 배워 장래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같은 영어 열풍 덕에 중국은 TOEFL 등 각종 영어 시험에서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권에서 수위를 차지할 만큼 영어 강국으로 떠올랐습니다. 국제협상 무대에서도 중국 대표단은 명확한 논리와 영어실력으로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끌어냅니다.

실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이념을 뛰어 넘은지 이미 오랜 중국. 지금 대륙에 불고 있는 영어 열풍뒤에는, 앞으로 10년 뒤 중국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겠다는 야심찬 국가 비전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SBS 조윤증입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