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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이 '주부탈선' 온상

송성준

입력 : 2001.07.20 20:09|수정 : 2001.07.20 20:09


◎앵커:경남의 한 지방도시가 ´노래방´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간판만 노래방이지 영락없는 술집들인데 오죽했으면 시장이 담화문까지 발표했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새벽 3시가 넘은 시각. 경남 통영 시내의 한 노래방입니다. 30대 주부가 술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간판은 노래방이지만 술집허가가 난 곳입니다. 돈벌이가 수월하다는 입소문에 이른바 노래방 도우미를 하겠다는 주부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노래방 도우미 "2차(외박) 안나가는 사람은 하루에 많게는 십몇만원, 적게는 6~8만원 정도 벌어요.">

주부 도우미들은 대부분 등록이 안된 종업원들입니다. 당연히 불법입니다. 경남 통영지역에만 이런 불법 노래방이 2백곳이 넘습니다. 퇴폐 노래방이 주부 탈선으로 이어지면서 후유증도 심각합니다.

먼저 가정파탄입니다. 지난해 통영시의 이혼률은 48.4%. 5년전인 95년말(18.4)과 비교할때 3배가까이 늘었습니다. 전국 평균 이혼율 32.4%을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노래방 도우미 "이혼한 사람들도 많고 바람난 여자들도 많고 가정주부들이 밤새 놀다가 술도 마시고">

지역 업체들의 일손 부족도 문제입니다.

<노태현(대흥물산 부장) "굴껍질 벗기는 작업은 백여명이 필요하지만, 4~50여명 정도가, 굴가공은 6~70명이 필요하지만, 절반정도가 모자랍니다.">

보다 못한 자치단체가 담화문을 내고 불법 노래방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고동주(경남 통영시장) "주부들은 수입이 작아도 떳떳한 일터에서 일하고 가정을 지켜주기 바랍니다.">

건전한 여가를 위해 시작된 노래방이 탈선 현장으로 변하면서 항구도시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SBS 송성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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