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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사 '말로만 하자보수'

이기성

입력 : 2001.07.16 20:26|수정 : 2001.07.16 20:26


◎앵커:SBS 8시뉴스는 지난 5월 지은 채 1년도 안 돼서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나는 불량 아파트에 대해서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시공사인 주택공사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정작 책임은 입주자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이기성 기자입니다.

○기자:

뉴스가 나간 직후 주택공사는 잘못을 시인하고 보상과 하자 보수공사 등을 요구대로 다해 주겠다고 피해 주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주택공사 관계자 "왜 물이 있는데 미장을 하시냐고요. 그럼 또 생기잖아요, 지금요. 물이 나왔죠. 여기서 매일 주장하시는 대로 이거 붙여놓은 게 물이 생기면...">

주공측은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고 주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주택공사 관계자 "그걸 (보수공사)하기도 전에 보상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들어가서 작업하는 것이..."

하지만 주민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피해보상과 하자보수에 앞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홍윤석(피해 주민) "여기가 하자다, 이런 부분을 지적을 했을 경우 그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만 보수를 할 뿐이지 원천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를 판단을 해 가지고 보수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주공측은 아파트 곳곳에 곰팡이가 피는 원인이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동파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동파 이전부터 곰팡이가 심하게 피기 시작했다며 부실공사를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조의정(피해 주민) "작년 6월에 입주를 했거든요. 그리고 10월경부터 현관하고 안방 벽쪽에 곰팡이가 벌써 올라오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희는 그거를 납득을 할 수가 없다는 거죠.">

주공이 하자 보수공사를 하면서 섭씨 80도 가깝게 보일러를 계속 틀어대는 바람에 아파트 곳곳에 금이 가고 있는 것도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공은 안전진단은 필요없다는 입장입니다.

<주택공사 관계자 "안전 진단... 안전진단을 해야 할 것이 있어야 안전진단을 하죠.">

주공의 이런 막무가내 때문에 어른도 어른 이지만 아이들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곰팡이균 때문에 기침과 천식이 계속되다 폐렴까지 걸린 어린이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또 하자보수공사 때문에 섀시와 방충망도 없는 아파트에서 피난민처럼 생활하다보니 아이들이 밤마다 모기에 시달려 온 몸이 두드러기가 난 것처럼 울긋불긋합니다.

<홍윤석(피해 주민) "이제는 주택공사는 솔직히 신뢰가 완전히 떨어져 버린 상태거든요. 그러니까 나라에서 한다고 해도 결코 저는 주택공사를 이제는 지금 심정에서는 솔직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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