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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아기 이불씌워 질식사

최선호

입력 : 2001.07.14 20:10|수정 : 2001.07.14 20:10


◎앵커: 맞벌이 부부가 이웃집에 맡긴 세살바기 아기가 질식해 숨졌습니다. 제대로 된 보육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최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독산동에 사는 32살 이 모씨 부부는 지난 12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맞벌이를 위해 한 달에 40만원씩 주고 이웃집에 맡겨야 했던 세살바기 아들 주성군이 뇌사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아들을 8개월째 돌봐왔던 이 모 여인의 남편 김 모 씨가 주성 군이 심하게 울고 보챈다며 강제로 이불을 머리 위로 덮어 씌웠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던 주성군은 이틀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오늘(14일) 오후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이 모씨(아버지) "지금도 '아빠'하고 부르는 것 같아요. 숨을 거뒀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지금도...">

경찰은 주성군을 숨지게 한 혐의로 김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씨는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아 강제로 이불을 씌우고 등을 두드리면 잠이 들 거라는 짧은 생각에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 모씨(피의자) "안아줘도 안 되고 달래줘도 안 되고... 주성이 부모님한테 사죄할 길이 없습니다.">

믿을 만한 보육시설이나 탁아소같은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늘어나는 맞벌이 부부는 불안할 따름입니다.

SBS 최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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