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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상어 아빠'

나종하

입력 : 2001.07.14 20:26|수정 : 2001.07.14 20:26


◎앵커: 얼마 전 상어가 소년의 팔을 물어뜯은 외신보도 기억하실겁니다. 상어는 그렇게 인간에게 두렵고 무서운 존재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면이 더 매력적이어서 상어들의 아빠가 되기를 자처했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테마기획 나종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수족관 속을 유유히 헤엄쳐 가는 상어의 모습에 섬찍한 위엄이 배어 있습니다. 강인한 턱과 때로 드러나는 날카로운 이빨은 등골을 오싹케 하는 공포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오태엽씨에게 상어의 잔인한 모습은 오히려 매력이었습니다.

해양학과 석사과정 시절 이런 상어의 모습에 반해 아쿠아리스트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오태엽(코엑스 아쿠아리움) "물론 물고기에 남다른 관심도 많았지만 그때부터 싹을 틔어 온거죠">

그러나 70여마리에 이르는 상어를 돌보는 일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늘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동료가 망을 보는 사이 재빨리 수족관 청소를 끝내야 합니다. 또 다친 상어를 찾아내 치료하는 것도 오씨의 몫입니다. 성질이 포악하기 때문에 서로가 싸우고 물어 뜯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일은 하루 33킬로그램이나 되는 먹이를 주는 일입니다. 과거 먹이를 주다가 상어에게 물렸던 기억은 지금도 아찔합니다.

<오태엽(코엑스 아쿠아리움) "저도 모르게 한눈을 팔다가 딸려 들어 갔어요 입속으로 엉겁결에 빨리 뺐는데...살이 많이 떨어져나가고...">

그러나 상어에 대한 오씨의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태엽(코엑스 아쿠아리움) "아팠던 고기가 회복됐을때 아니면 밥을 안먹었던 고기들이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하고 뿌듯함을 느끼고 즐거움을 찾죠">

상어가 좋아 상어의 아빠 노릇을 자처하고 나선 오씨. 때론 자신의 사랑을 알아주지 않는 상어가 야속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SBS 나종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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