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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로 더위 이긴다

남승모

입력 : 2001.07.11 20:22|수정 : 2001.07.11 20:22


◎앵커: 더위도 잊고 입맛도 찾고 요즘 무더위 속에 매운 맛을 즐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손님 "장난 아니에요, 진짜 매워요. 속이 다 얼 얼해요, 속이.>

<손님 "너무 매워요. 맵고 맛있어요.">

대천의 미나리를 매운 양념에 비벼 입맛을 돋운 뒤 본격적으로 새빨간 찜을 먹기 시작합니다. 이 음식점은 올 여름 매운맛으로 승부를 걸어 불과 한 달 동안 매출이 7배나 뛰었습니다.

무교동 낙지골목도 이달 들어 손님이 부쩍 늘었습니다. 줄을 서야할 정도로 붐벼 매운맛의 인기를 실감케합니다. 정신없이 얼얼한 혀를 내두르다 보면 어느새 비오듯 땀이 흐릅니다.

<이상화(맛깔컨설팅 대표)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외식업계는 매운맛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집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이나 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품들도 매운맛이 인기입니다. 한 라면 업체의 경우 매운맛 제품을 주력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해 올 여름 들어서는 전체 라면 제품 가운데 70%가 매운맛일 정도로 그 비중이 커졌습니다.

온 가족이 즐겨먹는 스낵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중원(제과업체 마케팅 관계자) "요즘은 고소하고 순한 맛보다는 매운맛이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여름 이처럼 매운음식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맛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무더위 속에서 매일같이 반복 되는 격무와 스트레스가 현대인들에게 매운음식을 찾도록 자극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경섭(강남 경희한방병원장) "피곤하고 지치게 되면 감각이 무뎌지게 되고 입맛도 떨어지고 기운도 없어지게 되고 이런 상태가 되죠. 그러다 보면 사람들은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많이 찾게 되는데 특히 매운음식을 비롯해 가지고 그런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자칫 건강을 잃기 쉬운 여름철, 이열치열로 잠시 더위를 잊는 것도 좋지만 꾸준한 운동과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여름을 이기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SBS 남승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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