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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정봉수 감독 별세

정희돈

입력 : 2001.07.06 20:53|수정 : 2001.07.06 20:53


◎앵커:한국마라톤의 큰별인 정봉수 코오롱 감독이 어젯밤(5일) 향년 66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황영조와 이봉주 선수를 키워낸 집념의 승부사, 정봉수 감독의 마라톤인생을 정희돈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기자:한국 마라톤의 큰별 정봉수 감독의 빈소는 이른 아침부터 육상인들의 조문으로 붐볐습니다. 그가 발굴해 세계적인 마라토너로 성장한 황영조와 이봉주도 대스승의 마지막 가는길에 엎드려 삼가 명복을 빌었습니다.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감독님께서는 거의 인생을 마라톤에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저희들을 지도를 해줬습니다.">

<이봉주(삼성전자 마라톤팀):"건강하시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제자로서는 마음이 많이 안타까운 상태입니다.">

지난 87년 코오롱팀감독으로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정봉수 감독은 단거리선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근성과 집념으로 우리마라톤에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선수들도 혀를 내두르는 혹독한 훈련량, 치밀한 코스분석에서 나온 레이스전략, 그리고 식이요법으로 대표되는 과학적인 지도방식, 이른바 정봉수식 훈련법으로 그는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와 금메달을 일궈냈습니다. 이후 이봉주를 발굴해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99년 방콕 아시안게임 우승 등으로 암흑기에 빠졌던 한국마라톤을 세계정상에 올려놨습니다.

정 감독은 지난 96년부터 지병인 당뇨와 신부전증으로 거동이 불편했지만 전화로 해외에 나간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등 마라톤에 대해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정감독의 빈소 제단에는 고인이 마지막까지 신었던 마라톤화와 운동복이 함께 놓여져 마라톤 인생을 끝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비록 세계신기록이라는 평생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집념의 승부사 정봉수, 그가 한국마라톤에 남긴 발자취는 너무나 넓고도 깊습니다.

SBS 정희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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