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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냉장고 '대형화' 과소비

고희경

입력 : 2001.07.04 20:09|수정 : 2001.07.04 20:09


◎앵커:'일단 크고봐야 한다' 요즘 냉장고가 그렇습니다. 김치 전용 냉장고까지 급속히 보급되면서 냉장고가 두 대 이상인 가정이 많아졌는데도 무조건 대형을 선호하는 소비심리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희경 기자입니다.

○기자:지난해 가전제품 가운데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꼽혔던 김치 냉장고, 올해도 인기는 여전합니다. 최근 몇년간 김치 냉장고 판매가 꾸준히 늘면서 현재 우리나라 가구 4가구당 1가구는 김치 냉장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99년 5%의 그쳤던 보급률이 2년만에 5배로 늘었습니다. 용량도 점점 커지면서 기능이 일반 냉장고와 다름없습니다.

<대리점 판매원 "한쪽은 김치전용이고, 한쪽은 냉동고로도 사용가능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 냉장고 용량이 좀 작아질 법도 한데, 실제는 정 반대입니다.

<김동영(주부) "냉장고 바꾸고 싶죠. 큰거로..">

<조병구(LG전자 냉장고사업부 수석부장) "대형 냉장고는 김치냉장고의 영향을 거의 안 받는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양문 여닫이 냉장고판매는 60%이상 신장했습니다.">

실제로 양문 여닫이 냉장고의 경우, 지난 99년 10만대에 달했던 판매량이 올해는 4- 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냉장고 대형화 추세는 생활 습관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 가정에는 770리터짜리 대형 냉장고에다 김치 냉장고와 서랍식 냉동고까지 따로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꺼내보지 않고는 어디에 뭐가 들어있는지 주부도 모릅니다.

<주부 "뭐 들어있는지 모르지, 이거는 쥐포,이거는 고추가루 잣...얼마에 한번씩 청소하는 수밖에..">

그래도 웬만한 것은 일단 냉장고에 넣고 봅니다. 쓸데 없는 전력 소비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송기수(에너지관리공단 부장) "우리나라 가구의 10%만이라도 냉장고 용량을 700리터에서 4백리터 적정 용량으로 사용하시게 되면 연간 2천만달러의 에너지수입비용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음식물 낭비는 물론 소중한 에너지까지 축내고 있는 냉장고 과신과 과소비, 보다 지혜로운 사용 습관이 필요할 때입니다.

SBS 고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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