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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수 가족, 드디어 서울에

조성원

입력 : 2001.06.30 20:01|수정 : 2001.06.30 20:01


◎앵커:북한을 탈출한 장길수군 일가족 7명이 드디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을 거쳐 몽골로, 또 다시 중국으로 이어진 2년 5개월의 유랑이 막을 내렸습니다. 비 그친 인천공항에 무지개는 없었지만 일가족 7명의 표정이 무지개처럼 밝았습니다. 조성원 기자입니다.

○기자:꿈에도 그리던 남녘 땅에 무사히 도착한 장길수군 가족 7명은 기쁨과 설렘에 가득찬 표정이었습니다. 긴 여행에 극도로 지친 상태지만 자유를 찾았다는 안도감에 환한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김춘옥(장길수군 외할머니) "이렇게 한국 땅을 밟으니까 정말 처음 태어난 것같습니다. 마음의 기쁨은 더 말할 여지가 없고요. 혈육이 아닌데도 이렇게 거의 죽은 우리의 운명을 다 구원해 주셨습니다. 정말 고맙고, 반갑습니다.">

길수군의 이모 정순희씨는 밝은 표정으로 환영객에 손을 흔드는 여유도 보였습니다. 그동안 북한의 참상을 그림으로 전해온 장길수군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쑥쓰러운 듯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상기된 표정은 감추지 못했습니다.

어제 아침 베이징의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사무소를 떠나 싱가포르를 거쳐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한 장군 가족은 마닐라 공항 내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유엔측의 노력과 중국의 배려에 따라 예상 밖으로 일찍 이뤄진 한국행.

이들은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면서도 지난 26일 베이징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닷새 만에 서울에 도착한 것이 믿기지 않는 표정들입니다. 장군 가족은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소형버스 편으로 건강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SBS 조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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