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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 운행금지, '고객만 불편'

서경채

입력 : 2001.06.24 20:10|수정 : 2001.06.24 20:10


◎앵커: 대형 유통업체들의 셔틀버스 운행이 오는 30일부터 금지됩니다. 셔틀버스는 이미 고객뿐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해 왔습니다. 당장 불편이 불보듯 뻔한데 대안이 없습니다. 서경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대형 할인매장입니다. 셔틀버스가 쉴새없이 손님을 태워 나릅니다.

<서은정(셔틀버스 이용객): 집 앞에서 바로 타고 바로 쇼핑 올 수 있는 곳에 바로 올 수 있으니까...>

셔틀버스와는 대조적으로 길 건너 마을 버스는 승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시영(마을버스 기사): 버스 정류장에 그 차가 갔다 대고 우리가 갔다 대면 저희 차 하나도 안 탑니다. 버스 탈 사람이 그 차를 다 타버리니까...>

이처럼 지역 주민의 발이었던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이 오는 30일부터 전면 금지됩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운행금지 이후 고객 수가 얼마나 줄어들지 전전긍긍입니다.

<셔틀버스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향후 쇼핑정보를 제공해 드리기 위한 간단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을 넓히고 전철과 버스승차권을 나눠주는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실제 고객들은 물론 셔틀버스를 대중 교통수단처럼 타고 다녔던 신도시 주민들은 당장 큰 불편을 겪게 됐습니다.

<기자: 대중교통이 잘 돼 있나요?>

<고양시 주민: 안 돼 있어요. 안 돼 있어요. 저희는 원당인데 여기 오는 차가 도저히 하나도 없어요.>

<부천시 주민: 두 번 나올 것 한 번으로 줄여서 나온다던가 그렇게 하겠죠.>

뒤늦게 자치단체가 나서 시내버스 노선조정에 나섰지만 쉽지 않습니다. 유통업체는 도심 노선을 늘리라는 주장이지만 버스업계는 수익성이 없는 데다 중복노선을 금지한 규정 때문에 어렵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홍현하(부장/고양시 명성수): 임의적으로 그려놓고 이럴 것이다라고 그려놓고 나서 거기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까 자꾸만 개선책이 안 나온다라고...>

전국적으로 2500개에 이르는 셔틀버스를 한꺼번에 처분해야 하는 것도 부담입니다.

<강정숙(셔틀버스 기사): 대안없이 충동질만 시키면 이 차 길거리 갖고 나가서 뭐하겠습니까?>

중소유통업체와 버스업계의 반발에 따라 셔틀버스의 발이 묶이게 됐지만 정치권은 물론 자치단체마저 뚜렷한 대안없이 손을 놓고 있어 시민들만 큰 불편을 겪게 됐습니다. SBS 서경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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