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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브랜드 판치는 이태원

김명진

입력 : 2001.06.24 20:14|수정 : 2001.06.24 20:14


◎앵커: 서울 이태원에 진짜 같은 가짜 명품, 이것은 이미 외국에도 소문이 나 있습니다. 요즘은 한술 더 떠서 바가지 상혼이 판치고 있습니다.

외화는 좀 벌어들이겠지만 이것은 국가 이미지 실추와 맞바꾸는 겁니다. 기동 취재 2000, 김명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이태원의 한 쇼핑센터 앞입니다. 외국인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 10여 대가 차선 하나를 완전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으로 위장해 상점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직원의 안내로 국산 매장 옆 비좁은 지하통로를 지나자 가짜 외제품만 파는 10평 남짓한 비밀 매장이 나타납니다. 80여 명의 외국인들이 몰려 물건을 고르고 가격을 흥정하느라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판매가 8만원짜리 가짜 루이비통 가방이 30만원, 4만원짜리 가짜 구찌 핸드백은 25만원에 바가지를 씌웁니다. 가짜 불가리 시계 가격을 45만원이라고 불렀다가 관광가이드라고 말하자 가격이 10분의 1로 떨어집니다.

<개인으로 오셨으니까 싸게 드리는 거예요.>

이런 매장은 적게는 10여 개, 많게는 60여 개의 여행사를 끼고 장사를 합니다. 매상의 30%는 여행사 몫입니다.

<여행가이드: 5000만원 내지 1억원을 선불로 줘서 손님 데려오면 갚아나가는 거죠.>

가짜 외제상품은 비밀 매장에서만 팔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리 곳곳에서 가짜 외제를 팔려는 호객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카하시 이오리(일본): 시계가 망가지더라고요. 장식물도 떨어지고...>

<카미노 도시유키(일본): 일본 사람에게는 더 비싸게 받는 것 같아요.>

일부 업자들이 가짜를 팔아 돈벌이를 하는 사이에 정작 돈으로 살 수 없는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고 통상마찰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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